Page 183 - 2022 멘토링 우수사례집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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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독 심했는데, 계속 이따위 말을 하며 초짜 선생의 화를 북돋았다. 다른 거 3
하고 싶으면 교실 뒤로 가서 해도 된다고 은근히 유도해봤지만 꼭 내 곁에
서성이면서 나 들으란 듯이 저런 말을 계속하는데 견뎌낼 재간이 없었다. 2
0
2
호된 신고식이었다. 2 신 협
어 부 바
그런 연우의 행동을 어느 정도 이해한 건 두 번째 수업 날, 경제 교육을 • 멘 링 토
진행하고 난 후였다. 초등학생 대상이라서 용돈 저축, 예금과 적금의 차이, 돈이 없어서
체 기 수 험
화폐가 필요한 이유 등의 수업을 진행했는데, 연우의 용돈 활용 계획의 돈을 어떻게
금액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유독 적으면서도 특정 항목에는 지나치게 많은 쓸지 모르는 공 전 모
것이 눈에 띄었다. 이를테면 추석날 예상 용돈으로 40,000원만 적는다든지, 아이
그 중에서 PC방에서 33,000원이나 쓰겠다고 적는 식이었다. 이 지역은
명절에 50만 원 넘게 받는 애들도 적지 않은데 추석 용돈이 저렇게나 적은
것도 이상했고, 한 시간에 1,000원 남짓인 PC방에서 얼마나 있으려고 추석
용돈의 80%가 넘는 돈을 쓰겠다는 건지도 모를 일이었다. 이전처럼 뭔가
눈에 띄는 행동을 하려고 이렇게 적었나 싶었지만 연우는 나름 진지했다.
수업 후에 아동센터 선생님으로부터 연우의 집안 얘기를 듣고 난 후에야
비로소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. 연우의 누나는 특수학교에 다니고
있었고, 상대적으로 부모님이 연우에게 소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.
또 인근 임대아파트에 살다보니 상대적으로 잘 사는 아이들이 많은 지역
친구들에게 위축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. 그래서 교우 관계에 어려움도
많고, 부모에게서 못 받은 관심을 갈구하다보니 이리저리 눈에 띄는 행동을
일부러 하는 경향도 있었다.
아마 첫날 나에게 보인 행동도 ‘관심 좀 가져주세요.’ 하는 요구였을
것이다. 그래서 용돈을 정기적으로 받아본 적도 별로 없을 테고 그 돈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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